안녕하세요. 또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일상에서도 나름 소소한 일이 있기는 한데 요즘 공부를 좀 열심히 해보려고 하고 있어서 별로 글을 쓸 시간이 없네요. 하지만 여행기는 꼭 남겨두고 싶어서 오늘 글을 쓰러 왔습니다. 며칠 전에 칭다오에 다녀온 따끈따끈한 이야기입니다. 칭다오는 제가 크게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일본에서 친해진 중국인 친구가 콘서트를 볼 겸 칭다오에 놀러 온다고 해서 만나고 싶어서 가기로 했어요. 바닷가기도 하고 산동성이라 대련이랑 사람도, 풍경도 비슷하거든요. 그리고 이번주가 시험이라 아무리 제가 자비 어학연수라고 해도 좀 열심히 하고 싶어서 좀 망설이다가 가기로 결정한 거예요. 종합적인 평가를 먼저 하자면 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만족했습니다. 자연명소도 많고, 큰 도시라 도시가 주는 매력도 같이 있어서 좋았어요.
여행 일정이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라 금요일 수업을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저번에 한 번 가봤더니 이제 공항 가는 건 익숙해졌어요. 절차를 다 마치고 서브웨이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습니다. 대충 종류 고르고, 빵 고르고, 야채는 대충 都可以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올리브가 안 들어있었어요. 한국에서는 매번 빼달라 했었는데 오히려 좋네요. 오랜만에 쿠키도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칭따오는 대련에서 한 시간 거리라 금방 도착해서 호텔로 향했습니다. 호텔은 3호선 宁夏路 근처에 있는 곳이었어요. 칭다오 자오둥 공항(青岛胶东国际机场)에서 한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일본계인 ibis호텔이고 금, 토 2박, 조식포함에 7만 원 정도였습니다. 호텔 내부는 약간 담배 냄새가 났지만 깔끔했고, 샤워실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세탁기, 건조기가 무료라 저는 똑같은 옷 하루 더 입으려고 입고 간 옷에 배낭에 추가로 한 벌만 가져갔는데 중간에 한 번 세탁하니 쾌적하고 좋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호텔에서 아침 든든히 먹고 출발하는 걸 좋아해서 조식 옵션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중국이 배달이나 아님 간단히 아침 먹을 것들이 발달해서 그런지 호텔 중에 조식 제공이 안 되는 곳도 많더라고요. 중국 조식은 거창한 요리나 이런 게 나오는 건 아니고 간단하긴 한데 그래도 저는 조식 있는 호텔을 항상 고르고 있습니다.
첫날은 체크인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5.4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그냥 유명해서 간 건데 지금 찾아보니 역사적 의미가 있더라고요. 인터넷 기사를 보니 "오사광장은 1919년에 폭발한 반제국주의운동인 ‘오사운동’을 기념하는 곳이다. 오사운동은 일제에 의해 강탈당한 주권을 되찾기 위해 발발한 한국의 삼일운동의 영향을 받았다."라고 하네요. 바닷가 근처에 있는 광장이고 오월의 바람이라는 유명한 설치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이 다 높은 빌딩이고 외관이 라이트로 되어있어서 밤에 보면 예쁩니다. 9시쯤에 라이트가 다 꺼지니 그전에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첫날은 이렇게 간단히만 보고 숙소에서 쉬고 다음날은 꼭 가보고 싶었던 라오산(崂山)에 갔습니다. 칭따오에는 두 가지 명산이 있습니다. 바로 누구나 알고 있는 태산(泰山)과 한국인은 모를 수 있으나 태산에 뒤지지 않는 라오샨(崂山)입니다. 태산은 칭따오에서 교외로 좀 더 나가야 하는 걸로 알고 있고, 라오산은 시내에서도 한 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일단 지하철 4호선 大河东에 내리시면 바로 라오산 셔틀 버스 타는 곳이 있어요. 라오산 입장권과 셔틀버스가 각각 80위안, 40위안이라 총 120위안인데 학생할인을 받으면 입장권이 반값이라 저는 80위안에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제가 학생 나이가 아니라 그런지 학생할인 받는 거에 익숙하지 않아 혹시나 해서 학생증 보여주고 물어봤는데 할인을 받아서 기뻤습니다. 이때까지는 마침 가지고 있거나 입장권이 너무 비쌀 때만 챙겨갔는데 앞으로는 좀 더 활용해야겠습니다.
셔틀버스를 타면 라오산입구에 도착합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조금만 가면 케이블카 매표소가 있는데 여기는 학생할인은 없었어요. 인터넷 블로그를 보면 케이블카를 안타고 아예 처음부터 등산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처음에 블로그 글만 보고 그렇게 가도 나름 갈만 한가보다 하다가 위에 올라가 보고서야 그분들이 대단한 분들인 걸 깨달았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도 중간까지만 올라가고 나머지는 걸어서 올라가야해요. 근데 경사도 진짜 가파르고 너무 힘들어서 저는 조금만 올라가고 포기했습니다. 아마 제가 간 곳까지만 가도 많이 힘드실 거예요. 그래도 경치도 너무 예쁘고 내려와서 아이스커피 한잔하니까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아침 일찍 갔는데 너무 지쳐서 점심 먹고 호텔 가서 몇 시간 자고 다시 나왔어요.
↑저기까지 갔다가 포기
점심은 어디로 할지 고민하다가 혼자 가면 어차피 좀 제약이 있어서 그냥 2호선 石老人海水浴场역에 쇼핑몰이 있길래 거기서 酸菜鱼를 먹었습니다. 酸菜鱼는 사천요리로 보통 산천어를 주 재료로 매콤하고 시큼한 국물에 산천어, 배추, 콩나물 등이 들어간 요리입니다. 생선살이 오동통하니 식감이 너무 좋아서 요즘 좀 빠졌어요. 가격도 30위안(6천 원) 밖에 안 하니 꼭 드셔보세요. 그리고 근처에 있는 카페(찻집)에서 휘핑이 올라간 차를 시켰습니다. 밖에 나오면 항상 학교에 없는 가게에서 하나씩 마셔보는데 얘도 그냥 처음 본 곳이고 학교에는 없는 세련된 느낌이라 주문해 봤어요. 그래서 가게 이름도 메뉴 이름도 기억은 안 나지만 중국 찻집에서 따뜻한 차에 휘핑 올라간 걸 주문해서 크림을 먼저 맛보고 차를 마시면 크림과 차가 입 안에 같이 들어오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위에 휘핑도 그냥 생크림이 아니에요. 저는 무조건 아아만 마시는데 시내에 나가면 꼭 찻집에서 차를 마십니다.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도 중국에 오시면 뜨거운 차 종류를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첫날과 둘째날 오전시간대를 보내고 오후에는 다시 야경을 보러 나갔습니다. 다음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아, 그리고 중국 무비자 관광이 가능해져서 더 많은 분들이 중국 여행 준비를 위해 제 블로그를 방문하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설레네요. 그럼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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