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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여행

홋카이도 동쪽, 쿠시로로 캠핑 다녀옴ㅣ일본에서 처음으로 차 타고 멀리 나가봄-2

by zzinoey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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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번 글에 이어 쿠시로 여행기를 써보려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번글에 온천 정보만 올리고, 제일 중요한 캠핑장 정보를 안 올렸더라고요. 제가 간 곳은 오토캠핑장으로 텐트 근처에 차를 세우고 텐트에서 숙박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텐트와 바비큐 장소 그리고 침낭 2개를 대여해서 3000엔대였습니다. 가격도 괜찮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쓰레기 버리는 곳도 잘 되어있는 점이 아주 좋았어요.

  홋카이도는 5월에도 쌀쌀한데 그래도 아주 춥지는 않고, 비도 많이 안 오고, 벌레도 아직 없어서 5월이 캠핑가기 괜찮았습니다. 아마 7, 8월이 되면 호수나 숲 근처에 날벌레가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좀 별롤 것 같아요. 이번에 같이 캠핑 간 친구가 다음에 또 기회 되면 같이 가자고 해서, 여름에 또 가게 되면 또 소감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날에는 저만 일찍 깨서 다른 친구들이 깨기를 기다렸습니다. 다들 깨고 나서는 친구가 축구공이랑 캐치볼 할 거를 가져와서 같이 공도 차고 캐치볼도 했어요. 캐치볼은 인생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해 본 적이 없어서 공 던질 때마다 땅에 매다 꽂아서 좀 민망했습니다. 친구가 물풍선도 가져왔는데 신기한 게 맞으면 터지는 게 아니고 맞고 한 번 튕겨서 바닥에 떨어질 때 터지더라고요. 나름의 배려 같은데 시원하게 물 맞고 말리고 싶었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아, 그리고 캠핑장에 ツーリング라고 혼자 캠핑 온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보통 1인용 작은 텐트를 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캠핑장 구석에 엄청 작은 나무집이 몇 개 있어서 저게 뭔가 되게 궁금했는데 밤에는 깜깜해서 그냥 궁금하고 말다가 아침에 체크아웃 하고 나간 건지 문이 열려있어서 내부를 살짝 볼 수 있었습니다.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고 방 크기도 더블베드가 들어갈까 말까 한 크기에 창문이 하나 나있는 상태였습니다. 귀신 나올 것 같기도 하고 감옥 같기도 하고 아마 1인 숙박용인 것 같은데 좀 충격이었어요. 차라리 텐트가 나을 듯...

  캠프장 체크아웃이 11시 정도라 딱 그 쯤 캠프장을 나와서 근처에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미국식 햄버거를 먹었는데 나름 맛있었어요. 다만 만드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도중에 기다리다가 못 기다리고 환불받고 가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삿포로에 파는 것도 맛있어서 별 특별할 건 없지만 기분 내기엔 좋았습니다. 홋카이도가 우유 산지라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이 맛있어요!

  그리고 이름은 기억 안나는 쿠시로 지역에 있는 새와 두루미(タンチョウ)를 보러 갔습니다. 사실 카누 때도 그랬지만 동물 이름은 고유 명사라 한국어로 매치가 안 돼서 그래도 그렇구나 하면서 설명을 듣긴 했는데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네요. 지금 찾아보니까 독수리과의 오오와시(オオワシ), 오지로와시(オジロワシ) 인 것 같네요.

  카누 탈 때 구별법도 배웠는데 혹시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환경청 링크를 올려두겠습니다. 구글 자동번역으로 봐도 알기 쉽습니다. 쿠시로는 그냥 일반 도로로 달려도 여우나 사슴 등 야생 동물이 출몰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하는데, 새들도 고압전선에 부딪혀서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아 대책을 세우고 있더라고요. 다친 애들을 데려와서 치료도 하고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게 훈련도 하고, 그리고 야생으로 평생 못 돌아갈 정도로 심각한 애들은 연구나 실험에 사용된다고 하네요. 고압전선에 앉지 않도록 막대기 같은 것을 설치할 때, 싫어하는 색이나 모양 등을 연구하는 실험에 적극 활용된다고 합니다. 저런 것들을 모든 도로에 설치하려면 금액이 엄청 비싸서 효과가 있는 것을 입증하고 설치에 들어간다고 하네요. 시설 이름은 잊어버렸는데 여기 입장료도 이런 각종 구호 활동이나 실험 연구 등에 쓰인다고 합니다.

구린 카메라로 좀 찍어봄.

  그리고 두루미도 많이 보고 왔습니다. 곳곳에 학, 두루미 관련된 퀴즈나 속담 등이 붙어 있었는데 대만 친구가 군계일학 설명보고 내용이 틀렸다고 혼자 웃던데 뭐가 틀린지는 모르겠더라고요. 다음에 만나면 물어봐야겠습니다. 두루미도 보고 산책도 하고, 그리고 또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운전하던 사람이 잠깐 졸았는지 중간 가드레일에 차를 쏵 긁어서 사이드 미러가 날아가고 차도 옆면이 다 긁혔어요. 차도 좋은 차였는데 수리 비용은 어떻게 할 거며, 운전한 사람은 호의로 다들 쉬라고 운전해 준 건데 물어내라고 할 수도 없고 심란했는데, 차주인 친구가 괜찮다고 일단 가자고 해줘서 일단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큰 사고 날 뻔한 것도 너무 무서운데, 사이드 미러 없이 삿포로 까지 한 5시간 정도 달려야 하는 점이 더 공포스러웠어요. 아까는 운전하는 사람들 빼고 다들 졸고 있었는데 밥 먹고 나서는 다들 무서워서 필사적으로 말을 걸어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밥은 여기서 먹음. 양도 왕 많고 맛있다.

  이렇게 1박 2일 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에 11시 반 정도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출근이라 바로 씻고 잤는데 너무 지쳐서 죽은 듯이 깊게 자서 피곤하지는 않았는데, 축구랑 캐치볼 때문인지 근육통이 엄청 심했습니다. 그래도 차 없으면 가기 힘든 곳을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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