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중국어 학원 첫 수업을 들은 기념으로 짧은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제가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진 계기는 요즘 일도 일상도 지루하고 발전이 없는 느낌이 들어서 뭐 하나 배우고 싶었던 거랑 최근에 NCT를 좋아하게 되면서 중국어를 많이 접하게 되어 관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금 직장도 호텔이기 때문에 배워놓으면 업무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 취미로도, 진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저는 사실 찔러본 외국어만 되게 많아서, 중학생 때 혼자 책 사서 독학으로 스페인어를 공부해서, 예전에 유행하던 손 편지 펜팔도 해보고, 대학교 가서는 부전공으로 인도네시아에 도전했다가 2, 3학년 중급 수업으로 넘어가면서 감당이 안 되어서 포기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인도네시아어로는 자기소개와 간단한 표현은 기억하고 있어서, NCT 영상을 보다가 인도네시아어가 나오면 너무 반갑더라고요. 그래서 현재 할 수 있는 거라곤 일본어 정돈데, 일본어도 1, 2학년 때 고전하다가, 3학년 1학기 때 학교 프로그램으로 도쿄에서 어학당을 다니면서 많이 늘었어요. 솔직히 누가 안 그렇겠냐만은,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현지에 가서 생활하면 빨리 느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영어로 사실 제 노력이 부족했겠지만, 그래도 학교 생활 착실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편이었는데 잘 안 늘더라고요. 일본어가 한국어랑 많이 비슷해서 그래도 지금 이 정도로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이 저랑, 대만사람 한 분, 그리고 호주에서 8년 살다온 알바 언니, 해외 경험은 없으나 꾸준히 영어 공부하는 일본인 아저씨 이렇게 네 명뿐인데, 그중 제일 유창한 알바 언니가 이제 직장을 구해서 그만둘 예정이라, 제가 영어 쓸 일이 많아질 것 같아요. 일본인 아저씨(다들 아저씨라 부름, 나름 애칭)는 절대 먼저 자기가 영어 할 줄 안다는 티는 안 내는데, 40대인데도 아직도 취미로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영어 익히려고 하고 토익도 꾸준히 치러 다니는 분이에요. 나이도 있는데 아직도 꾸준히 공부한다는 점에서 존경하지만, 별로 어필을 안 하다 보니 영어 업무는 거의 저랑 대만 분에게 맡겨지는 느낌입니다. 저는 영어로 고객 응대나, 에이전트 컨택을 부탁받으면, 잘 설명 못 할 것 같아서 두려운 마음이 더 크지만, 해냈을 때의 뿌듯함 도 커서 결과적으로는 좋지도 싫지도 않은 정도입니다.
각설하고, 이제 진짜로 중국어 첫 레슨 후기와 학원 시스템, 요금제 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일단 학원을 다닌 것 자체는 마음을 먹었는데, 그룹레슨을 받을지, 개인레슨을 받을지 고민되는 상태로 카운셀링을 받으러 갔어요. 상담을 해보니 그룹 레슨은 레슨이 열리려면 희망하는 날에 최소 인원이 차야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토요일 낮 수업 희망자를 일단 받아놓고 5명이 되면 수업이 열리는 식입니다. 그래서 맨 처음 희망 등록을 해 놓은 사람은 몇 달 후에 연락이 가기도 해서, 수업이 열린다고 연락을 하면 이제 괜찮다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의욕이 있을 때 시작하는 게 제일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입문반이 제일 안 열리는지, 일단 개인 레슨으로 해보고, 나중에 타이밍 보고 초급이나 중급 레슨이 열릴 때 거기로 편입하는 방법도 추천해주셔서 저는 큰맘 먹고 개인 레슨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개인 레슨으로 계속 이어 나가기에는 금전적으로 좀 무리가 올 것 같아서, 초반에 기초를 탄탄하게 잡고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그룹 레슨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그래서 총 비용은 입회비가 26,500엔/ 개인 레슨 10회 티켓이 27,500엔/ 교과서 1,450엔/ 시설이용료 매달 4,500엔으로 총 6만 엔 정도였습니다. 한국이랑 비교하면 많이 비쌀텐데, 일본이 뭘 하든 초기 비용이 많이 비싸서 어쩔 수 없어요. 레슨은 티켓제라 본인이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사용할 수 있어서, 저는 두 달에 10회 정도 사용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등록을 마친 게 일주일 전 쯤 일이고, 어제는 대망의 첫 수업을 듣고 왔습니다. 선생님이 두 분 계신데 대만 분인 양 선생님을 골라서 예약을 잡고, 첫날이라 교실까지 스태프 분이 데려다주셔서 교실에서 선생님을 기다렸습니다. 선생님이 중국어 어느 정도 하냐고 묻길래 하나도 모른다고 대답하고 첫날이라 스몰토크도 좀 하려나 했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선생님께서 본인 어필을 시작하시더니 자기가 중국어 교육 경력이 진짜 기니까 믿고 따라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중국이 하도 넓어서 자기들끼리도 말이 안 통한다고 하길래 그런 줄 알았는데, 중국이든 대만, 홍콩이든 표준어로 북경어를 가르친다고 하더라고요. 이 분도 대만분인데 대만에서 계속 중국어를 가르쳐 왔고, 북경 교육대학에 공부하러 가서 자격증도 땄다고 보여주셨어요. 그리고 바로 수업으로 들어가서 성조를 배웠습니다. 필기를 하려고 하니까 필기할 시간도 아깝다고 발음 연습을 계속 시켰어요. 선생님이 설명할 때 적은 거 나중에 줄테니까 필기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돈 내고 수업 받는 거라 일 분도 허투루 쓰지 않고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필기는 안하는 대신 선생님 한 번, 나 한 번 발음 연습하는 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나중에 집에 가서 들으라고 하셨어요. 성조 연습하는데 음악 레슨 받는 거 같아서 계속 웃음이 나오는 걸 참으면서 연습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너무 재밌었고, 등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학원은 스터디 카페, 코워킹 스페이스도 같이 운영하고 있어서, 수업을 마치고 혼자 복습도 좀 하고, 그리고 라운지에서 한국어 공부하는 중국인이 있다던지 하면 매칭도 시켜줘서, 같이 공부할 친구도 만들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마침 라운지에 한국 분도 계시고, 한국어 공부하는 일본 분도 계셔서 이야기도 좀 했는데, 그 일본 분이 NCT 팬이라 폰 배경도 보여주고, 라이브 갔다온 이야기도 해줘서 재미있었습니다.
아직 성조랑 니하오 밖에 안 배워서 빨리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집에 돌아갔습니다. 학원이 삿포로역이랑 가까워서 저희 집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려서, 산책도 할 겸 걸어가다가 오도리 일루미네이션이 예쁘길래 사진도 한 두장 찍어봤습니다.
일루미네이션은 나중에 직장 친구들이랑도 가기로 해서 그 때 더 예쁜 사진 많이 보여드릴게요. 어제 지하로 걸어오다가 연말 점보도 한 번 사봤는데, 꼭 당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이 크게 달라진 건 없어도 온 동네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라 설레고, 연말이 실감이 나네요. 내년에는 모든 게 더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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