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이직 실패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제 탈락 메일이 왔기 때문에 완전 따끈따끈한 소식입니다. 최근에 이직을 생각하게 된 건, 호텔 업계가 아무래도 2년 이상 상황이 안 좋고, 상황이 좋아진다고 해도 언제든지 또 코로나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정세에 너무 영향을 받는 업계는 좀 피하고 싶기도 하고, 같은 장소에서 계속 같은 일을 하다 보니 너무 갑갑해서 환경을 좀 바꿔볼까 싶어서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스키노 점에서 계속 일하고 있는데 스스키노 점이 일본 전국에서도 유명한 유흥가입니다. 그래서 원래는 해외 관광객을 노리고 오픈했기 때문에, 오픈 초창기에는 중국, 대만, 태국에서 온 단체가 많아서 그래도 다들 여행 온 거니까 다들 불평불만 없이 기분 좋게 이용하고 가는 느낌이었고, 조식도 단체로 아침에 나가서 먹을 때가 마땅치 않으니 다들 호텔에서 드시기 때문에 레스토랑도 영업이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국외, 국내 여행이 어려워지자 근처 유흥가에서 늦게까지 술 먹고 만취해서 오시는 분들, 엄청 사소한 것 가지고 끝까지 클레임 거는 분들, 금연실에서 담배 피우는 분들(주로 어린 양아치들) 등 객층이 너무 나빠져서 장사는 잘 안 되는데 스트레스만 엄청 늘었습니다. 그리고 장사가 안 되니 보너스도 안 나오고, 돈이라도 많이 주면 참고할 텐데, 벌이도 안 좋고 일은 너무 힘들어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스태프들도 엄청 지쳐있는 상태예요. 다들 관두고 싶어는 하는데 일단 질렀다가 다음 직장이 안 구해지면 너무 불안하기도 하고, 여기 다니면서 구하기는 또 너무 힘드니까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같아요.
이런 이유로, 이직을 하거나 아님 점포라도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싶어서, 이번 인사평가 면담 때 점포 이동은 하고 싶다고 말해둔 상태고, 이직은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저는 꿈꾸는 직업이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직장을 관두고 싶은 거라, 목표 설정부터 해야 했기 때문에, 리쿠나비에 가입해서 구인 글을 다 찾아봤습니다. 제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타입도,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편도 아니기에 프레젠테이션이 많은 업무는 안 맞는 것 같고, 그래도 서비스직 경력을 조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그리고 업계 실적이 나쁘지 않은 곳으로 찾다 보니, IT업계의 헬프데스크가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다른 분들에 비하면 아주 좋은 직업은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서비스직 경험자 환영', 'IT미경험 OK' 등의 문구에 끌려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콜센턴데 그래도 그 회사 IT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의 직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거라, 개인 대상의 여행사, 항공사 콜센터보다는 나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얼른 이력서와, 직무경력서를 작성했습니다. 저는 대학생 때 학생 플랜으로 쓰던 워드가 유효기간이 끝나서, Yagish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원하는 이력서 템플릿을 선택하고 각 항목을 입력하면 이력서를 PDF로 만들어서 메일로 보내줍니다. 그리고 직무 경력서는 Recruit Agent에서 파일로 저장했습니다. Recruit Agent는 리쿠나비에 등록을 했더니 연락이 와서 전직을 서포트해주겠다고 해서 이용을 해봤는데, 간단히 면접 연습하고 상담하기는 좋지만 지원은 리쿠나비로 직접 하는 게 저는 더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지역에 상관없이 서류를 막 넣다가, 제 사비로 이사할 생각을 하니 일본에 평생 살 것도 아니고 돈이 너무 많이 깨질 것 같아서, 삿포로 내에서 이직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이사를 할거면 지금 회사에 남아서 이사 지원을 받고 다른 점포로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삿포로로 지역을 한정하니 마음에 드는 구인이 훨씬 줄어서 결국 면접을 보기로 한 건 두 회사였습니다.
둘다 직무는 헬프데스큰데 한쪽은 제가 뭐라도 좋은 찬스가 있을까 싶어서 링크드인에도 이력서를 등록해놨는데, 그걸 보고 회사 쪽에서 먼저 연락을 주셔서 HR분이랑 줌 미팅을 하고 면접 날짜를 잡았어요. 링크드인에서 연락이 온 회사라 글로벌 기업으로 업무의 반절은 영어라고 했습니다. 저는 토익 점수(790점)는 가지고 있지만 스피킹이 진짜 약해서, 비즈니스 영어 레벨은 절대 안 되는데 그래도 찬스니까 한 번 도전해보자 마음을 먹고 필리핀 화상영어까지 등록했습니다. 면접은 총 일본어 면접 1시간, 영어 면접 30분, 한국어 면접 30분을 본다고 하더라고요. 이때 저한테 버겁다 싶으면 그만뒀어야 했는데, 그래도 굴러들어 온 찬스 차고 싶지는 않아서, 엄청 스트레스받으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영어가 너무 걱정되어서 그거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기업 연구를 잘 못해서 그게 패착이 되어 면접을 크게 망쳤어요. 일본어 면접을 시작하자마자 "우리 회사가 뭐하는 회산지 설명해보세요." 하더라고요. 데이터 관리하는 회사인 건 알았지만 그 이상은 전혀 설명을 못하겠어서 그렇게 말하니 시간이 일주일 있었는데 안 찾아봤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하게 영어 면접과 자기 분석에 시간을 많이 써서 기업 연구를 많이 못했다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맡게 될 직무에 대해 설명해보세요.', '같은 직무 중 우리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인생에서 실패한 경험과 그걸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을 물어보셨습니다. 압박 면접은 아니고 당연히 물어볼만한 질문들이었는데, 준비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영어와 한국어 면접은 포기를 하고 사퇴(辞退)를 했습니다. 신포도 같지만, 여기는 글로벌 서포트라 2교대로 야근도 있고, 도쿄 근무라 크게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고 스스로 위로를 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회사는 어제 최종면접 탈락 발표가 난 곳인데요. 직무는 똑같이 IT회사의 헬프데스크고, 1차는 적성검사와 면접이었습니다. 저는 공고를 제대로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적성검사가 있는지 모르고 줌 미팅에 입장했다가 적성검사가 있다고 해서 놀랐지만 그래도 열심히 풀었습니다. 제가 신졸로 호텔에 입사할 때, 디즈니 호텔에도 원서를 넣었었는데, 저희 회사는 면접회를 한국에서 열었고, 디즈니는 3차까지 다 제가 일본으로 직접 가야 해서 그냥 서류만 통과하고 면접은 포기를 했었습니다. 그때 적성검사는 국어, 영어 등이었는데, 여기는 IT회사라 그런지 IQ 검사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패턴을 쭉 주고 그다음에 올 패턴을 1번~5번 중에 고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일본어는 말만 잘하지 읽기에 약한데, 일본어 까막눈이라도 풀 수 있는 문제라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면접을 30분 보는데 이력서를 연도를 잘못 기입해서 2022년 대학 졸업으로 써버려서 그걸 같이 정정을 하고 자기소개를 비롯한 각종 질문, 그리고 원하는 연봉, 지역, 입사 시기를 물어보셨어요. 그리고 3 영업일 이내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면접 끝나고 한두 시간 지나서 바로 1차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진행이 빨라서 맘에 들었고, 2차면접은 회사를 다니는 중이라 10일 정도 후에 시간이 되어 그날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2차 썰은 To Be Continued...
일본 취업이나 일본 내 전직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고, 같은 여행업계/호텔업계 일하시는 분들, 그리고 일본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 다들 화이팅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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