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전편에 이어 오사카, 교토 여행기를 써보려 합니다. 저번 글이 오사카에서 반나절 구경 후, 교토로 넘어가는 이야기였는데, 오늘은 그다음 날 하루 종일 교토 여기저기를 구경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먼저, 리치먼드 교토 시죠에서 먹은 조식으로 시작해볼게요. 조식은 '오반자이' 스타일이었는데요. '오반자이'는 교토에서 유명한 음식으로, 간단하게 말해 제철재료를 사용한 가정식입니다. 그래서 오반자이 가게 메뉴들을 보면 각종 나물 반찬이 조금씩 여러 종류로 나옵니다. 리치몬드 조식도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 저는 소심쟁이라 전체 사진은 못 찍어왔지만 제가 담은 메뉴라도 보여드리겠습니다.
호텔 조식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기모노 렌탈 샵으로 출발했어요. 저희는 교토4조카라스마역 근처에서 숙박을 해서 버스를 타고 기온으로 향했습니다. 저희는 기온에서 옷을 갈아입고, 아라시야마에 갈 예정이라 버스를 몇 번 탈 거면 1일 패스가 저렴할 것 같아, 700엔짜리 1일 패스를 구매했습니다. 1일 패스는 사전에 구매할 필요 없이 버스를 그냥 타서 내릴 때 구매하시면 됩니다.
기모노 렌탈 샵은 너무 정신이 없고, 사진도 금지라 사진은 없지만 대충 설명하자면, 먼저 예약 확인을 하고 의상실로 가서 행거에 쭉 걸려있는 기모노 중 맘에 드는 기모노를 고릅니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오비와 가방을 고릅니다. 다 고르시면 분장실로 가서 기모노를 입고, 머리를 하시면 됩니다. 기모노는 입혀주시는데 역시 숙련된 분이라 그런지 척척 입혀주십니다. 그리고 머리도 추가 요금을 내면 세팅을 해주시는데 역시 척척 예쁘게 잘해주십니다. 저랑 친구랑 해보니까, 목이 많이 보이게 시원하게 올리는 게 훨씬 예쁘더라고요.
그리고 조금 팁을 드리자면, 기모노렌탈샵은 가격 책정이 기모노 한 세트는 기본요금으로 빌릴 수 있는데, 이것도 기모노 종류에 따라 달라지고, 헤어는 +1,000엔, 헤어 액세서리는 +500엔, 나무 가방은 +500엔 이런 식으로 옵션이 붙는 시스템입니다. 헤어 액세서리는 1,000엔~1,500엔이면 하나 구입할 수 있는데 추가 요금이 너무 비싼 것 같아서 안 빌렸고, 나중에 교토 거리에 돌아다니다가 하나 구입했습니다. (확실히 있는 게 예쁘긴 해요!!) 그리고 저는 제일 복병이었던 게, 게다(쪼리 같은 신발)였는데요. 안내하시는 분이 신발은 프리사이즈라 하시길래 그냥 눈앞에 있는 거 아무거나 신고 나왔는데, 너무 크더라고요. 원래 게다는 프리사이즈라 길이는 그렇다 쳐도, 발등을 잡아주는 쪼리 줄이 너무 헐거워서 걷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처음엔 원래 이런가 했는데 점점 불편해서 다시 돌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었어요. 그래도 모처럼 온 여행 망치기 싫어서 불편해도 열심히 다녔지만, 다음에 또 갈 일 있으면 게다를 하나 사서 본인용을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외여행으로 잠깐 오신 분들은 사기엔 아까우니까 게다 고를 때 여러 개 신어보고 그나마 짱짱한 걸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왼쪽 사진의 장소는 아라시야마 역 바로 옆에 있는, 기모노 포레스트라는 유명한 포토존입니다. 저희는 일정상 낮에 갔지만 밤에 가면 불이 켜져서 더 예쁘다고 해요. 그리고 아라시야마 하면 대나무 숲이 유명합니다. 오른쪽 사진처럼 키 큰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있습니다. 저희는 4월에 갔는데도 기모노를 입고 계속 돌아다녔더니 살짝 더웠는데, 대나무 숲은 다 그늘이라 태양을 피해서 걷기 좋았습니다.
기모노는 일부러 세트로 고른 게 아닌데, 각자 예쁜 거 고르고 봤더니 색만 다른 같은 기모노였어요. 이렇게 같은 패턴의 다른 색으로 맞춰도 너무 예쁘답니다!! 저는 이번에 말차 컨셉으로 골라봤어요. 교토가 전통이 깊은 도시다 보니, 전통 차, 전통 디저트가 많아서 거리에 파는 먹거리들이 대부분 말차 아니면 팥이 들어간 디저트예요. 그래서 거리랑 어울리게 그런 느낌을 내보았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리락쿠마 카페에 갔습니다.
생각보다 내부가 엄청 귀엽고 그렇지는 않은데, 디저트 위에 다 리락쿠마가 올라가 있어서, 리락쿠마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드립니다. 저는 말차몽블랑과 커피를 시켰습니다. 일본은 디저트 강국답게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가 정말 많아요. 몽블랑도 일본에서 인기 있는 디저트 중 하나입니다. 리락쿠마 얼굴은 뭔가 했는데, 마쉬멜로우였어요.
👘着物レンタルぎをん錦 (기모노 렌탈 기온니시키-기온점)👘
🌸리락쿠마 카페 교토 아라시야마🌸
아라시야마는 이렇게 구경을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기요미즈데라(清水寺) 근처로 향했습니다. 기요미즈데라는 예전에 교과서에서도 본 적이 있고, 올라가는 길에 교토 느낌의 기념품 점이 많습니다, 같이 간 친구가 친구 선물로 비녀(かんざし)를 사겠다고 해서 겸사겸사 구경하러 갔습니다. 기요미즈데라는 계속 오르막길이라 기모노를 입은 채로 갈지, 옷을 갈아입고 갈지 고민했지만, 동선상 기요미즈데라에 갔다가 기모노렌탈샵에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서 각오하고 기모노를 입은 채로 갔습니다. 저는 특히나 신발이 평지에서도 안 맞던 터라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풍경이 너무 예뻐서 기모노 입은 채로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고생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위 사진의 난간은 저기서 소원을 빌고 떨어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설화가 있다고 해요. 그리고 저 티켓은 계절에 따라 디자인이 바뀐다고 합니다. 저는 봄에 가서 예쁜 벚꽃 무늬였습니다. 그리고 더 위에 올라가면 산전체와 절 전체가 내려다보여서 사진 찍기에 좋아요. 모처럼이니 동전을 넣고 기도도 했습니다. 소원이 많아서 한 삼십 분 빌고 싶었으나 간결히 전하고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기온 거리로 돌아가 기모노를 반납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저녁을 봐 둔 곳이 있었는데 교토는 평일에는 다 영업시간이 짧더라고요. 그래서 봐둔 가게는 문이 닫혀서 못 가고, 다른 스테이크 가게를 찾다가 폰드라는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아래 메뉴표처럼 부위와 무게를 골라 주문하시면 됩니다.
저는 레어나 미디엄 레어를 좋아해서, 미디엄 레어로 시켰어요. 근데 한 가지 실패한 게,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조금 저렴한 것 중에 들어본 걸로 시키자 싶어서, 브리스케로 시켰는데 이게 나중에 찾아보니 양지살이더라고요. 제가 일본어를 고기 부위까지는 몰라서 그냥 대충 시켰다가 이 사달이 났습니다. 씹는 맛이 좋다고 쓰여있었는데 이런 의미일 줄이야... 양지살은 장조림에 쓰이는 결이 나있는 고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맛있는데 질긴 맛이었어요. 이 가게의 문제라기보다는 저의 선택 미스였습니다.
🍷스테이크하우스 폰도 시조카와라마치점🍷
이렇게 여행의 두 번째 날을 보내고, 다음날은 천천히 조식을 먹고, 주변만 조금 보다가 바로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돌아오는 과정은 그냥 멍 때리면서 있어서 사진도 없고, 딱히 소개할 곳도 없네요. 이렇게 2박 3일의 교토 여행을 마치고 삿포로로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일본 국내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해외여행이 풀릴 듯 안 풀리네요. 일본 여행을 미리 계획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텐데, 저는 안 갔지만 오사카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과, 교토에서 일본의 전통문화까지 즐기시면 멋진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재밌게 보셨다면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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