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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생활

지극히 주관적인 말레이시아 콜센터 VS 일본 호텔 프론트 비교

by zzinoey 2025. 5. 14.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글을 써볼까 하다가 입사한 지 두 달이 넘은 기념으로 말레이시아 생활과 일본 생활을 비교해보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직장 생활을 토대로 비교해보려고 해요. 우선 앞으로 쓸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리고, 저는 일본 호텔 프론트에서 5년 일했으며, 지금은 말레이시아 BPO 회사에서 두세 달째 일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그리고 각 항목 별로 써 볼 텐데, 제가 일을 구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순서대로 써볼까 해요. 보통 한 나라에서 다른 직업으로 비교하거나, 같은 직업으로 여러 나라를 비교하거나 할 텐데, 이 두 보기를 두고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단 한 번 남겨보려 합니다! 너무 사진이 없으면 심심하니 이번에 밤 산책 간 큰 공원 하나랑 말레이시아 스타벅스 추천 메뉴 하나 던지고 갑니다!

↑ Taman Tasik Perdana 라는 공원, 산책하기 너무 좋다/ 말레이시아 스타벅스 신메뉴 Lychee Osmanthus Cold Brew 너무너무 추천!!

 

1. 취업 난이도

  우선은 저는 면접 공포증이 있으며, 크게 목표로 하는 업계도 없고, 취업 준비 기간을 길게 가져가고 싶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일본 호텔에 취업한 것도 크게 일본에, 크게 호텔 업계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대학교 때 전공이었던 일본어를 살려 졸업반 때 연습 겸 한 번 본 면접에 붙어서 가게 된 건데요. 이번에는 그래도 말레이시아  BPO 회사에 취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먹은 상태로 콘텐츠 모더레이터나 커스터머 서비스 업무를 찾아보다가, 영어 면접이 없는 포지션을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온 겁니다. 제가 영어를 영 못하지는 않는데요. 문장을 잘 못 만들고, 그리고 한국어 면접도 좀 무서워해서 물론 영어를 보는 포지션이 보수가 더 좋지만, 제가 덜 힘들이고 붙을 수 있는 쪽을 택했습니다. 

  서두가 길어졌는데, 결론적으로 저한테는 취업난이도는 둘다 낮았습니다. 다만 제가 일본어 말하기에 강하다는 점을 빼고 보면 말레이시아 콜센터 업무가 훨씬 들어오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일본 호텔 업계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건 아니고 항상 일손이 부족하고 지금 또 관광이 호황이기 때문에 일본어 회화만 어느 정도 한다면 들어가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면접에서 별 질문도 안 받고 그냥 일상대화 하다가 면접관분이 "아 일본어 너무 잘하네" 하고 뽑아주셨어요. 추가로 BPO 회사도 영어 면접이 어려운 곳은 꽤 어려워서 영어가 필요한 포지션에 가겠다고 하면 좀 난이도가 올라갈 거고, 저처럼 가끔씩 있는 영어 면접 없는 포지션을 노린다면 아주 아주 쉽습니다.

 

2. 업무 강도

  첫 번째 항목이 취업 난이도, 두 번째 항목이 업무 강도니까 놀고만 싶은 사람 같은데, 사실은 업무 강도는 업무 강도만 보기는 좀 그렇고 '급여에 비해서'로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런 것도 살짝 고려한다고 치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호텔은 몸이 아주 아주 힘듭니다. 저는 일본 비즈니스 호텔 체인에서 일했는데, 하루 종일 구두를 신고 서 있어야 해요. 괜찮은 사람은 또 약간 괜찮아하는데, 저는 이게 완전 고역이고, 족저근막염처럼 발바닥이 너무 아프고, 이런 영향인지 집 가면 거의 쓰러져서 잤습니다. 그리고 저는 운 좋게 야근을 잘 안 했지만, 야근을 많이 받게 된다면 체력 소모는 훨씬 클 겁니다. 

  거기에 비해 콜센터는 우선 하루 종일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게 저한테는 너무 좋았어요. 다만 고객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는 있는데요. 저는 야근이 없고, 콜과 챗이 반반인 포지션이라 또 챗 때는 한마디도 안 하고 채팅만 하다가 집에 갈 수 있어서, 저처럼 별로 사람들이랑 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에게 맞는 부분도 있어요. 콜 때는 아직은 어떤 콜이 올지, 또 어떤 이상한 사람이 올지 두려운 마음에 계속 긴장 상태라 많이 피곤하긴 하지만 저는 다행히 OTT라서 여행사처럼 아주 바쁘고 오가는 금액이 큰 포지션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나름 케이스 해결이 잘 되면 뿌듯하기도 해요. 

 

3. 급여

  우리 모두 돈 벌려고 일하는 건데 급여가 빠질 수 없겠죠? 일본은 일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물가에 비해 월급이 아주 짭니다. 저는 그나마 삿포로여서 살아갈 정도는 됐는데 도쿄에 사는 친구들은 월세에 생활비에 이것저것 내다보면 저금은 꿈도 못 꾸더라고요.

  말레이시아에 사는 한국인들은 반대로 물가에 비해 월급을 많이 받습니다. 여기 최저 임금이 2,000링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인들은 8,000링깃 이상은 받습니다. 외국인들은 거주 6개월 차까지 세금을 30프로 떼는데요. 그렇다 쳐도 현지인의 보통 직업의 두세 배는 받습니다. 그리고 그 30프로도 나중에 20프로는 환급받을 수 있고요. 물가는 동남아 치고는 비싼데 그래도 월세 2,000링깃이면 수영장, 헬스장 딸린 콘도의 넓은 스튜디오에 살 수 있고,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다 먹고, 사고 싶은 거 웬만큼 사도 돈이 남습니다. 일본에서는 저축하려면 쥐어 짜내야 되는데 여기는 술담배 안 하고, 크게 사치하지 않는 이상 그냥 계획 없이 써도 남더라고요.

 

4. 지속 가능성

  이 부분에서는 일본 호텔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채용 자체가 일본 호텔은 대부분이 정규직, 말레이시아 BPO는 전부 계약직입니다. 주변 동료들만 봐도 일본 호텔에 있을 때가 더 연차가 긴 사람들이 많았고, 여기는 다들 계약기간이 끝나면 나가는 편이고, 말레이시아 생활이 길다 해도 다른 BPO 회사, 다른 포지션으로 계속 갈아타면서 여기저기 다니더라고요.

  그래도 일본에 호텔에서 일할 때는 손님이 없는 시간에도 다른 백오피스 일을 해야 하거나 동료들이랑 말하는 분위기였다면, 여기서는 혼자 모니터 보고 일하는 거라 문의와 문의 사이, 아니면 안 바쁜 날은 그냥 영화 보면서 쉬어도 되고, 혼자 다른 공부를 해도 되는데요. 저도 이 시간을 이용해 공부를 하거나 또 다음 길을 생각해보려 합니다. 다만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핸드폰 이용이 안 되고, 인터넷도 막힌 페이지가 많거나, 다운로드를 하면 안 되거나 이런 사정이 있어서, 자기 계발을 하게 된다면 방법을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그냥 영화 보거나 브런치 글들 읽어보고 있어요.

 

5. 인간관계와 회사 밖의 생활

  저는 일본에 있을 때 동료들이랑 어느 정도 친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애니와 게임을 좋아하고, 그게 어느 정도냐면 코스프레 이벤트에도 직접 참가하고 대관해서 코스프레해서 놀고 이런 정도였는데, 이런 동료들이 대부분이고 여자 직원들은 특히나 거의 백 퍼센트가 이런 성향이라 사적으로는 크게 어울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개개인의 성격은 다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특정 국가의 사람들의 성격적 특징이 있기 마련인데 저는 일본인들과 좀 맞지 않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지금 말레이시아에서는 직장 내에서는 완전히 한국팀이라 한국인들과의 교류만 있는데 운이 좋게 동기들과 마음이 너무 잘 맞고, 이야기도 잘 통해서 일 끝나고도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혹 맞지 않더라도 동료들끼리 교류가 별로 없고 본인 일 잘하고 집 가면 되는 일이라 교류를 안 해도 됩니다. 그리고 직장 밖에서는 어플 등으로 사귄 말차 친구들, 말레이인 친구들이 있는데, 다 나름 잘 맞는 것 같아요. 중국인들은 중국에 있을 때부터 성격이 좀 맞다 느꼈어서 여기서도 기회만 있으면 중국인들이랑 많이 교류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물가에 비해서 급여가 높다 보니 집도 좀 쾌적하고, 콘도 내의 수영장에서 가끔은 야경 보며 폭풍 수영도 하고, 가끔은 둥둥 떠서 생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체육관이나 수영장 하나 등록하려면 한 달에 칠만 원은 내야 할 텐데, 그런 부분에서 지금 누리는 것들이 많아서 만족합니다. 다만 돈이 좀 여유가 있다 보니 밥을 다 외식에 의존하게 되어 식습관이 좀 걱정돼서 조금이라도 요리를 해봐야 하나 생각 중입니다. 그러기엔 사실 일본에서도 친구들 초대해서 밥 해먹일 때 뺴고는 요리 잘 안 하긴 했어서...

 

  이번 글에서 일본 호텔에서 일했던 경험, 지금 말레이시아 콜센터에서 일하는 상황을 비교해 봤는데요. 제가 지금 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라 조금 편파적일 수 있었던 부분, 그리고 제가 일본 특정 문화나 그런 거에 대한 관심이 없이 생활한 거라 그런 점, 일본에서는 5년이나 있었지만 지금 말레이시아는 3달 째라 거주 기간에 따라 느끼는 점이 다를 수 있는 점 등을 다 고려해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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