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상라오 여행의 두 번째 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두 번째 날은 하루를 풀로 사용해서 한복을 입고 望仙乡라는 한국으로 치면 민속촌 같은 곳을 구경했어요.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바로 출발해서 좀 달리다가 한복 렌탈샵이 주차장이 없어서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차를 세워두고 식당 뒤에 있는 렌탈샵에 갔습니다. 렌탈샵이 민속촌 안에도 있고 그 주변에도 되게 많은데 민속촌 내부에 있는 곳은 가격이 좀 있어서 저희는 차도 있으니 조금 떨어진 곳에 갔습니다. 옷 종류는 심플한 거부터 엄청 화려한 것까지 다양하고, 요즘 유행하는 소수민족 옷들도 다 있었어요. 요즘 제일 인기 많은 건 묘족(苗族) 옷인데, 묘족은 은을 좋아해서 은 장식이 많고 머리 장식이 아주 화려한게 포인트입니다. 저는 원래 청순한 옷을 하려다가 너무 핑크는 좀 부담스럽고 해서, 주황색, 빨강색, 초록색으로 된 양귀비풍 당나라 옷을 빌렸습니다. 그리고 화장이나 머리는 그냥 어울리게 해달라고 스태프 분들에게 맡겼어요. 그랬더니 너무 화려하게 돼서 솔직히 놀라긴 했지만(원래는 좀 청순한 거 생각하고 감), 그래도 다 돈 내고 하는 건데 너무 심플해도 별론가 싶어서 이 날 만큼은 즐기기로 했습니다.
세 명이 다 받는데는 총 4시간 정도 걸렸고, 드디어 望仙谷로 향했습니다. 이 복장으로 운전해서 가는 게 너무 웃기더라고요. 여기는 관광지라 어제와 다르게 사람들이 좀 있었는데, 여자들은 한복을 입은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남자도 가끔 커플로 맞춘 사람도 있었어요. 여기가 산을 끼고 크게 되어있는 곳이라서 구석구석 다 보지 않아도 한 바퀴 크게 돌면서 사진도 좀 찍고 하면 하루를 다 쓰겠더라고요. 그리고 중간의 계곡에는 래프팅도 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 위에 올라가서 래프팅 해서 내려오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 용인 민속촌에도 한쪽에 놀이동산이 있는 것처럼 전통과 즐길 거리가 섞인 느낌이었어요. 여기가 드라마 촬영지이기도 하고 사진 찍기도 좋아서 저는 친구가 카메라를 가져와서 사진을 찍어줬는데 진짜 전문적으로 장비를 가져와서 찍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밤에 조명이 켜지면 훨씬 예뻐서 뭔가 제가 중국 사극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뜬금없지만 중국 사극 OST 중에 쥐징이의 막리(莫离)라는 노래 추천합니다.
이렇게 중국에서의 인생샷도 좀 건지고 지친 몸을 이끌고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30몇도에 전통옷 체험 하려니 온몸에 땀이 나서 끈적끈적한 상태라 샤워가 급했지만 샤워하면 바로 푹 쉬어야 할 것 같아서 참고 밥부터 먹으러 갔습니다. 여기는 완전 평범한 중국 로컬식당인데 밤이라 재료가 떨어져서 못 만드는 음식이 좀 있어서 저희 보고 재료를 보고 고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이 대충 시켜줬는데 쌀가루 입힌 돼지고기랑, 계란 파 볶음, 토마토 계란 탕 등이었습니다. 돼지고기는 쌀가루 때문에 시루떡 맛이 났고, 계란 파 볶음은 매콤하니 입에 잘 맞았어요. 토마토 계란탕은 아직 크게 매력을 못 느끼겠습니다. 중국 가게에 가면 뜨거운 물이랑 큰 대야를 주는데 각자 식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한번 헹구고 물은 대야에 버리면 됩니다. 한 번 소독하는 의미라고 하더라고요.
중국에서 밥을 시키면 요리하나하나의 양도 많고 친구들도 무조건 넉넉하게 시켜서 맨날 음식이 남는데 이게 조금 신경 쓰였습니다. 학교에서도 밥을 많이 주지만 그래도 한 메뉴 시켜서 먹는 거니까 그냥 쌀밥을 좀 남기는 정돈데 밖에서 먹으면 이렇게 시켜서 반 정도는 남기게 되더라고요. 학교에서는 식당 아줌마들이 너무 바빠 보여서 적게 달라고 특별 주문하기도 좀 그렇고, 밖에서는 다들 저렇게 하니까 그냥 문화인가 보다 하고 저도 그러려니 하는데 그래도 남겨지는 음식들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둘째 날은 땀범벅에 화장도 두껍고 머리도 스프레이 범벅이었는데 어찌나 피곤했던지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잠깐 엎어졌다가 그대로 아침까지 잠들었습니다. 귤호텔 침대가 좋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다음에 마지막 날 이야기랑 전체적인 여행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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