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저번주에 극장에서 중국어 더빙으로 모아나 2를 보고 왔는데 그 이야기랑 어제 친구들과 미리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러 중산 쪽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타오바오에서 천러랑 시온이 크리스마스 옷 사입힘)
먼저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모아나가 중국에서 본 두 번째 영화입니다. 저번에 일본어 잘하는 중국인 친구와 체인소맨 작가의 단편 만화를 영화화한 룩백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알게 된 건데, 저희 학교 근처에서 영화를 보려면 보통 완다광장에 가는데 완다 말고 길 건너편 奥斯卡国际影城(Oscar International Cinema)가 더 저렴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거기로 갔다 왔습니다. 자막으로 볼까 더빙으로 볼까 고민하다가 제가 영어도 중국어도 잘하지는 못하고, 중국어를 읽는 게 더 힘들 거 같아서 중국어 더빙을 선택했습니다.
중국 영화관의 다른 점은 영화 상영시각에 바로 영화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예를 들어 5시 영화라고 하면 비상구 안내, 영화 관람 매너, 상영 예정 영화, 각종 기업 광고 들이 먼저 나와서 실제로 영화가 시작되는 건 10분 정도 지나서인데, 중국은 5시에 영화가 바로 시작됩니다. 저번에도 이번에도 어쩌다 보니 영화 시작시간에 거의 딱 맞춰 들어가게 되었는데 영화가 너무 바로 시작되니까 숨 돌릴 틈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중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여기도 그런 영상들이 먼저 나오긴 하는데. 영화 시작시간 전에 나와서 영화시작 시각 전에 가면 볼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번에 룩백 봤을 때는 그래도 사람이 좀 있었는데 이번에 모아나를 보러 갔을 때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저희끼리 그냥 얘기하면서 봤습니다. 하지만 4D였는데 들어갈 때 안경도 안 챙겨줘서 도중에 받으러 가고 안경도 너무 커서 막 흘러내리고 화질도 좀 별로여서 시설 자체는 별로였어요. 그래도 저희 두 명뿐이고 의자 움직이는 것도 나름 재밌어서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느낀 점은 제 중국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이라 그래도 나름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진짜 거의 못 알아들었어요. 애니메이션이라고 만만하게 볼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중국어 공부 관련해서 수업 내용에 요즘 불만이 좀 많아요. 저희가 원래 한 반이었다가 분반이 된 건데, 이게 반을 옮길 수 있는 기간이 지나고 분반이 된 데다가 같은 레벨에서 다른 반으로는 이동이 안 된대서 어쩔 수 없이 이 반 수업을 듣게 된 거거든요. 근데 저희 반 담임선생님이 별로 의욕이 없어서 본문 내용도 꼼꼼히 설명 안 해주시고 그냥 대충 내용만 쓱 설명하고 본문을 달달 외우게 시키고, 요즘은 또 시험이 2주밖에 안 남았으니까 진도를 더 나갈지 복습을 할지 선택하라고 해서 당연히 시험공부 부담도 있고 어차피 범위에 안 들어갈 부분이라 다들 복습을 택했는데 복습도 거의 저희 스스로 자습하는 식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뭐 하나라도 더 배워가고, 얻어가고 싶은데 그렇지 않아서 만족스럽지가 않네요. 하필이면 분반 전 선생님께서 정말 잘 가르치고 수업도 정말 알찼어서 더 비교되는 것 같아요. 차라리 반 이동 기간 중에 분반을 했으면 선생님이랑 안 맞을 경우 한 단계 윗반이나 아랫반으로 갈 수도 있는 건데 좁 아쉽습니다.
어쨌든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영화를 보고 밥 먹기 전에 주변을 좀 둘러봤는데 엄청 공부하기 좋은 카페가 있더라고요. 时间图书馆이라는 가게로 가게 앞에서부터 안에서는 조용히 해달라고 되어있고, 안에 들어가면 2층, 3층까지 테이블이 있는데 테이블 높이나 사이즈도 공부하기 좋고, 충전도 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가게 내부는 다 나무로 되어있어 포근한 분위기에 고양이도 볼 수 있고,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도 읽을 수 있어요. 계단을 올라가면 옆에 메모가 엄청 많이 붙어있는데 엄청 긴 편지 같은 것들도 있었어요. 아마 스터디 카페 같은 곳이라 공부나 취직 등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어요. 저희 학교 벽에도 대학원 시험응원 메모가 쫙 붙여져 있더라고요. 거기서 上岸이라는 표현을 배웠는데, 비유적 의미로 대학원에 합격하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바로 밥을 먹으러 갈거라 카페 내부를 슬쩍 둘러만 보고 나와서 사진은 못 찍었어요.
저녁은 서래갈매기(喜来稀肉)에서 먹었습니다. 셀프바에서 쌈이나 파절임, 수박까지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고, 고기도 다 구워주시고, 고기를 포함해 냉면이나 다른 메뉴들도 진짜 맛있었어요. 항상 학교 근처에서 한국 요리라고는 하는데 아닌 것 같은, 국적이 불분명한 한식만 먹다가 진정한 한식을 먹으니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가격도 두 사람에 190위안이었으니까 한 사람당 18,000원 정도라 중국 치고는 좀 비싸도 괜찮은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한식 그리우신 분들은 이렇게 완전 한국 체인인 곳에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 날은 그렇게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기숙사로 돌아왔고, 어제는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친구들과 'Beef Cake'라는 크리스마스 컨셉으로 꾸며진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왔습니다. 샤오홍슈(小红书)에 대련, 크리스마스로 검색해서 찾아낸 곳인데 사진에서 본 대로 크리스마스 메뉴도 많고, 사진 찍기도 좋더라고요. 중산 쪽이었는데 레스토랑이 중산광장에서는 살짝 떨어져 있어서 Pavilion이라는 쇼핑몰에서 구경을 좀 하다가 레스토랑으로 향했어요. 거리는 사실 크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안 났고, 쇼핑몰 안 케이크 가게나 몇몇 가게들이 크리스마스 느낌으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어요.
저희는 메이퇀(美团)에서 크리스마스 세트메뉴 2인용을 시키고 다른 메뉴들을 추가로 주문했어요. 맛은 사실 평범한 맛이었는데 그래도 중국에서 먹는 이탈리안 치고는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피자가 맛있었고 옛날 치킨처럼 치킨을 통으로 구운 거랑 감자튀김도 맛있었습니다.
이 날 한 달 전에 산 물결 고데기를 처음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고데기가 가벼워서 하기도 쉽고 예쁘게 나오더라고요. 한국에 예전에 유행하던 봉 세 개 달린 건 무거워서 하다가 손목이 아파진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이건 가볍고 좋았습니다. 하는 법도 봉고데기는 조금 다루기 어려운데 비해 얘는 그냥 찝-찝-찝 하면서 내려가면 돼서 간단했어요. 뒷머리도 그냥 그 박자대로 감으로 하면 안 보여도 예쁘게 잘 나오더라고요. 타오바오에서 40위안(8,000원 안 됨) 주고 샀는데 대만족입니다!!
(고데기는 이런 제품)
이 글을 크리스마스 전에는 올리고 싶어서 서둘러 썼는데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쓰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렸는데, 그래도 당일 전에 올렸으니 성공! 그럼 다음 글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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