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또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업데이트가 늦어졌지만 저번주 설날에 대만, 홍콩 친구들과 파티를 한 소감을 써보려고 합니다. 제 직장에 대만 사람이 한 명 있는데, 완전 인싸라 집에서 홈파티도 자주 하고, 삿포로 대만인 교류회 같은 것도 적극적으로 주최하고 하는 사람이라, 직장에서 한국도 구정인데 똑같다는 얘기를 하다가 혹시 설날 기념 파티 같은 거 할 거면 저도 불러달라고 했었어요. 그래서 기획된 파티인데, 저 빼고 다 대만인에, 홍콩 사람이 두 명 정도, 한국인은 저 혼자였습니다. 그래서 단톡에서부터 다 중국어라 저는 무슨말을 하는지 하나도 몰랐지만, 솔직히 저 하나 때문에 11명이 다 일본어 쓸 필요도 없고, 저도 중국어 배우는 중이라 많이 접하고 싶어서 괜찮았습니다. 물론 당일에도 인사만 일본어로 가볍게 하고 나머지는 다 중국어로 얘기해서, 그냥 듣고 있다가 직장 동료가 뭔 얘기하는지 일본어로 좀 얘기해 주고 그런 식이었어요. 직장 동료가 인터넷으로 대만 음식을 구매해서 다 세팅을 해놓고, 세팅된 거 외에도 뭐를 자꾸 만들어와서 12명이 먹기에도 음식이 진짜 많았습니다. 하나씩 보여드릴게요.
오이무침과 각종 탕, 닭고기 요리, 족발, 생선찜 등이 있었습니다. 족발(猪蹄儿)이라는 단어는 예전에 엔시티 드림 영상보다가 성조만 틀려도 주제가 족발이 된다고 그래서 들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건 버섯 튀김인데 갓 튀겨서 먹으니까 진짜 맛있었습니다.
사진 네 장 중, 왼쪽 위에 보이는 게 음식을 주문해서 집에 택배로 도착했을 때 사진이고, 오른쪽 위가 버섯 튀김 완성된 사진입니다. 그리고 왼쪽 아래가 틱톡이나 유튜브에서 보신 적 있을 수도 있는데, 엄청 작은 건데 튀기면 완전 커지는 칩 같은 거고, 왼쪽 아래가 다이콩모찌(일본식 발음, 大根餅)라고 순무로 만든 떡인데, 명절에 밥솥 같은 걸로 완전 크게 만들어 놓고, 그거를 케이크처럼 잘라서 팬에 구워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다 구우니까 한국의 전 같은 맛이었습니다.
이날 온 대만인 중에 한국어를 잘하는 친구가 있어서 저도 말 상대가 생겨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그래서 흥에 너무 취한 나머지 과음을 하는 바람에 필름이 완전 끊겼습니다. 눈떠보니 홋카이도 대학 연구실이었는데, 거기 유학생 중 한 명이 다행히 케어를 해줘서 거기서 자고 아침에 집에 가서 거의 죽어있었어요. 취한 동안 뭔 짓 했는지 듣고 싶지 않았는데, 많은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그날 여섯 시에 깨서 일 마치고 간 거라 피곤해서 더 그랬을 거예요. 직장 동료도 이제 홈파티에 무서워서 저는 못 부르겠다고 약간 경계당하는 중이고, 그날 날 직장 동료 말고는 다 처음 본 사람들인데 이제 볼 면목이 없네요.
약간 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혼자 해외에 있어서 설날 같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기념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누가 제 인스타를 팔로우 했길래 피드를 구경하다가 저랑 같은 학원에 다니길래 '저랑 같은 학원 다니네요!' 이렇게 댓글을 달았더니, 반가웠는지 메시지가 왔더라고요. 제 직장 동료랑 저 파티에서 만난 한국어 할 줄 아는 친구가 공통으로 뜨길래 저도 답장을 했습니다. 한국 사람이냐고 일본어 공부하냐고 물어보길래, 한국인이고 지금은 중국어 공부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제 이름을 한자로 보내더니 누구누구상이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저는 제 계정 어디에도 제 이름 한자로 적은 적도 없고, 이름을 안다고 해도 보통 한글이나 알파벳으로 알 텐데 순간 놀래서 이게 무너가 싶었습니다. 근데 얘기를 들어보니 자기도 저 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우는데 선생님이 자기를 수업 끝날 때까지 저로 착각해서, 예문 같은 것도 다 '저는 한국에서 온 누구누구다' 이렇게 가르쳐주길래 자기 일본인이라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누구랑 착각한 걸까 되게 궁금했는데 이렇게 알게 된 것도 우연이라고 친하게 지내자고 그랬어요. 선생님이 판서한 것도 봤는데 진짜 제 이름 세 글자 한자로 적혀있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인연이...
어제는 인스타에서 알게된 삿포로에 사는 한국인 분한테 초대받아서 마작 모임에 갔다 왔는데, 요즘 이런 특별한 인연이 많이 생기네요. 마작은 진짜 잘 모르는데 어제 해보니까 또 재밌어서, 앞으로도 시간 맞으면 가볼 생각입니다. 마작은 아무래도 머리 쓰는 게 재밌는 거라 작혼처럼 알아서 다 계산해주는 거보다 직접 하는 게 더 재밌더라고요. 저는 역을 하나도 몰라서 머리 하나 몸통 네 개 만드는 거만 기억하고, 무조건 리치로 가는 스타일이라 담 번에는 가기 전에 좀 공부하고 가서, 역도 만들어보고 이겼을 때 점수도 많이 나오게 만들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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