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아주 기대했던 라식 수술을 결국 못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원래 이번 달에 또 어디로 여행을 가볼까 싶어서 9일부터 12일까지 휴가 신청을 해놨었는데요. 호주에 갔다 온 후 오랜만에 대만 친구와 연락이 닿아 대만에 갈까 하다가 그 친구랑 일정도 안 맞고 좀 더 잘 준비해서 가고 싶어서 일단 대만 여행은 무산이 되었어요. 그 후 조호-싱가폴에 갈까 했는데, 이것도 친구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금방 포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제 안경다리가 부러지는 사건이 발생해서 갑자기 라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라식하고 바로 모니터 오래 보는 것도 안 좋으니 이번 휴가에 맞춰서 수술받고 휴식도 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친구한테 라식을 어디서 받았는지, 어디 어디가 괜찮은지 물어봤는데 VISTA Eye Specialist와 OPTIMAX를 추천해 주더라고요. 친구는 VISTA에서 하긴 했는데 병원마다 기술이 다를 수 있으니 신중이 결정하라고 했어요. 저는 근데 병원 알아보는 것도 번거롭고 또 인터넷 후기들은 믿음직스럽지도 않아서 대충 둘 중에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왓츠앱으로 두 명원에 일정과 대략적인 가격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VISTA는 FEMTO 라식을 메인으로 하며 렌즈 삽입 등 몇 가지 시술이 더 있었고, OPTIMAX는 스마일 라식을 메인으로 하며 스마일 라식 여러 종류와 일반 FEMTO 라식이나 렌즈 삽입 등도 있었습니다.
이제 가격적인 면과 시술 종류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하는데, 저는 왠지 가격적 이유도 있고 그냥 데이터가 많이 쌓인 수술이 좋을 것 같아 스마일 라식 말고 그냥 라식을 하려고 두 병원을 비교해 보니 VISTA 쪽이 더 저렴한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그 친구가 무언가 결정할 때 모든 옵션을 고려해서 잘 고르는 스타일이라 그냥 같은 곳에서 하고 싶어서 VISTA로 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사전 검사비가 필요하다고 하며 400링깃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여기 물가로는 너무 비싼 가격이고 라식하는 병원들 중에서 프로모션으로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하게 해주는 곳들도 많지만 어차피 수술을 받게 되면 총금액이 중요한 거고 그런 것들은 또 상술일 수 있으니 그냥 이대로 가자 싶어서 예약까지 다 마쳤습니다.
그러고 사전 검사 당일 병원에 갔는데 약간 공장식 라식 병원 같은 느낌에 너무 로컬 느낌이라 조금 흠칫했지만 또 하라는 대로 검사는 열심히 받았어요. 마지막으로 의사가 자료를 토대로 제 눈을 살펴보는데, 제 눈이 건강하지 않아서 라식은 안 된다는 거예요! 아니 보통 각막 두께가 안 된다거나 눈이 건조하다거나 빛 번짐이 우려된다거나 그런 이유로 거절을 할 텐데, 그냥 건강하지 않다고만 하고 딱 잘라 라식은 안 되고 렌즈삽입만 된다고 하여 너무 상심해서 그냥 네... 하고 나왔습니다. 제 눈에 만성 다래끼가 있는데 그런 걸 보여주면서 눈물샘 그런 게 막혔을 거라고 섀도 들어간 거 보이냐 하면서 보여주기는 했어요. 제 눈 다래끼는 거의 십 년 가까이 되었을 텐데, 예전에 병원에 갔다가 그냥 눈 고정시키고 칼이랑 긁어내는 도구로 째서 들어내려고 하길래 너무 무서워서 그냥 못하겠다고 하고 나오고 그 후로는 약도 먹어봤지만 낫지는 않아서 그냥 두고 지냈거든요. 근데 이전에 한국에서 라식받으려고 검사했을 때는 눈이 건강하지 않다느니 그런 얘기는 없고 라식도 가능하나 라섹을 추천한다 이 정도여서 저는 수술을 못 받을 거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고 400링깃에 세금, 외국인 SST 6%, 초진료 등을 다 합한 건지 총금액이 500링깃이 나와서 처참한 기분으로 결제를 하고 나왔습니다.

병원에서 나와서 MRT역으로 가는데 검사한다고 동공을 키워놔서 앞도 잘 안 보이고 어질어질 하니 안 그래도 속상한데 더 서러웠습니다. 여튼 눈물이 약간 그렁그렁 해가지고 집에 오긴 왔는데 모든 걸 너무 급하게 결정한 것 같아 후회가 되더라고요. 병원 자체도 좀 더 알아봤어야 했고, 그리고 이렇게 수술 못 받을 상황도 고려해서 무료 검진 혹은 사전 검진비가 저렴한 곳 위주로 여러 곳 다녀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이번에 휴가도 딱 있고, 매번 받을까 말까 하던 거 결심도 서서 딱 좋다고 생각했는데 온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안경도 곧 라식받을 거라고 기본 알로 했는데, 이럴 거면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 넣을 걸 싶었어요. 여튼 너무 상심한 관계로 그냥 당분간 라식은 접어두고 돈을 좀 더 모은 후에 천천히 여기저기 알아봐서 스마일 라식을 받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여기 물가에 비해서 라식이 결코 싸지가 않아서 일반 라식은 두 눈에 8,000~9,000링깃 정도, 스마일은 10,000~14,000링깃은 하더라고요. 프로모션으로 타이밍 좋게 하거나 아니면 여기도 지역별 시세가 있는지 프탈링 자야 쪽으로 가면 가격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조금 외곽으로 가서 해야 조금이나마 저렴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오백링깃 내놔....
어쨌든 지나간 일은 잊기로 하고 눈 사전 검사 전에 들렀던 카페 소개나 좀 해볼까 합니다. Cheras에 있는 Bookmark Coffee라는 곳인데, 요즘 휴일에 카페 여기저기 다니는 게 취미라 병원 가는 김에 그 근처에 하나 들러야겠다 하면서 찾아보다 라떼 아트가 예뻐서 고른 곳입니다. 여기는 카페 라떼를 주문하면 원하는 아트를 그려주는데요. 가격은 그냥 똑같이 13링깃이며 디자인은 주문할 때 카운터에 보여주면 직원이 사진을 찍어갑니다. 북카페치고는 책이 적긴 하지만 또 나름 있어서 영어 책도 한 번 읽어보려고 자리로 가져왔는데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더라고요. 라떼 아트 너무 귀엽죠?


그리고 요즘 회사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지도 좀 남겨보려 합니다. 한창 바쁜 시기가 지나고 이제 추석 연휴라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사람들이 줄면서 상담 대기시간이 꽤 길어졌는데요. 요즘은 눈이 안 건강하다는 말에 충격받아 모니터라도 좀 덜 보면 좋을까 싶어 영어로 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안녕 헤이즐>이라는 영화의 원작 <The Fault in Our Stars>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영화를 보고 봤더니 그래도 꽤 술술 읽히더라고요. 당연히 모르는 단어도 많지만 일일이 다 찾아보면 흐름이 끊겨서 좀 궁금하다 싶은 것만 찾아가며 읽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용이 암에 걸린 두 친구의 러브스토리이다 보니 ‘Metastatic(전이성의)’과 같은 단어들도 많이 나와서 은근 공부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책만 하루 종일 읽지는 않고, 우선 출근하면 블라인드, 더쿠, 인스티즈와 같은 커뮤니티 인기글들을 쭉 섭렵해 준 뒤, 가끔은 브런치 글을 읽기도 하고, 요즘은 덜 하지만 중국어 단어도 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영화나 드라마도 봐줍니다. 중국어 공부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는 게 저는 중국인 친구도 많고 말레이시아라는 환경이 중국어 연습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아직도 대충 알아듣기만 하고 제가 중국어로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뭔가 중국어가 성조도 있고 더 어려우니 틀릴까 걱정되는 것과, 중국어와 중국어 노래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오히려 수줍기도 하고, 그리고 오히려 모르는 사람보다 친구들에게 쓰기가 부끄러워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중국인 친구들은 다 영어나 일본어를 잘하거든요. 일본어는 사실 별 애정도 없고 일본어로 말해도 하나도 부끄럽지도 않고, 원래는 그래도 애매한 단어는 돌려 말했는데 일본에서 나올 즈음 돼서는 그냥 맞든 말든 그냥 뱉기도 했어요. 예를 들면 나츠바테(더위 먹어서 기력 없는 거)를 나츠바타라고 한다든지... 뭐 틀려도 어쩔 테냐! 중국어 할 때도 이렇게 자신감이 있으면 좋을 텐데요.
이번엔 어디 다녀온 후기가 아닌 하소연으로 글을 꽉 채웠네요. 다음번엔 좋은 얘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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