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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삿포로 일상

삿포로의 미친 날씨

by zzinoey 2022. 1. 15.

  안녕하세요. 오늘 직장에서 큰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서 그 이야기와 함께 삿포로 날씨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삿포로는 이번 주 내내 눈보라가 심해서, 치토세 공항까지 가는 전철도 운행이 중지된 상태고, 치토세 공항도 비행기 결항은 물론 공항 자체를 못 쓰고 있어요. 그래서 비행기가 결항되어 호텔에 못 오시는 손님도, 체크아웃 예정이었으나 더 묵으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손님도 계셨습니다. 

  오늘 직장에서 있었던 일인데, 제가 근무하는 호텔이 주차장이 열 대 밖에 없고 나머지는 다 외부 코인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는데요. 그 중 아홉 대는 호텔 안 쪽, 한 대는 호텔 정면에 외부로 나와있는 상태예요. 오늘 아침에 체크아웃 업무를 보는데, 거기에 주차하셨던 손님이 차가 휘었다고 좀 봐달라고 해서 나가봤더니, 차 보닛이 안 쪽으로 움푹 파여있더라고요. 물론 눈이 많이 내렸지만 눈이 쌓였다고 이렇게 되지는 않고, 눈이 쌓여서 큰 얼음이 되어 떨어졌을 가능성이 커서 위를 봤더니, 호텔 옥상이나 위쪽의 비상계단에서 떨어졌거나 옆 건물에서 떨어진 것 같더라고요. 호텔이 11층까지 있고, 보통 처마나 손이 닿는 곳은 눈을 쓸지만, 옥상이나 비상계단 난간 등은 딱히 관리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높은 곳에서 뭉쳐서 떨어져서 차가 휠 정도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제 선에서 결정할 일은 아니라, 매니저와 지배인 판단으로 손님이 차가 즉시 필요하다고 하는 점, 항상 수리 받는 곳에서 수리를 받고 싶다고 하는 점을 고려해, 차는 일단 수리를 맡기고, 그동안 호텔 측에서 렌터카를 빌려서 사용하도록 안내를 해드렸어요. 같은 호텔에서 2년 넘게 근무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 역시 삿포로는 날씨가 미쳤구나 싶었습니다. 

  일본은 전체적으로 주택(잇켄야)를 짓는 것을 선호하는데요. 삿포로 주민들은 맨션을 선호합니다. 주택의 경우 관리인이 없어 눈을 자기가 다 쓸어야 하고, 보통 주택은 목조라 지붕에 눈이 많이 쌓이면 붕괴의 위험도 있어, 지붕의 눈도 떨어뜨려줘야 하고, 수도관 파열 방지를 위해 물도 빼줘야 합니다. 차도 마찬가지로, 차고가 없고 야외 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는, 와이퍼를 무조건 세워두고, 눈도 굳기 전에 정기적으로 쓸어줘야 합니다. 길가다 보면 관리를 안 해줘서, 아예 눈 속에 파묻힌 차도 보이고, 아래 사진처럼 창만 쓸어서 위에는 그대로 쌓여있는 경우도 있어요. (뭔가 귀여움)

제가 얼마전에 운동하러 가면서 영상 찍어둔 게 있는데, 최근 삿포로는 이런 느낌입니다!!


한국도 요새 많이 춥다고 들었습니다. 다들 추운 겨울 잘 보내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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